둘째 맞이 / 211220 Day 20

 둘째를 맞이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오늘 아내와 준비를 해봤다. 아내는 병원에 입원을 했다가 조리원까지 3주나 집을 비울 예정이다. 아내는 그동안 필요할 물건들을 직접 정리해본다. 내가 집에서 가져다 주면 좋은 데 사정이 그렇지 않다. 코로나 때문에 방문이나 면회가 일절 어렵기도 하고 첫째를 돌봐야하니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다. 아내가 짐을 챙기는 동안 나는 주방을 정리한다. 커피머신 옆에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에어프라이기를 옮겨준다. 에어프라이기가 있던 자리에는 젖병 소독기를 올려놓는다. 거실에도 짐들을 옮겨서 둘째가 누워 있을 자리를 만들어 봤다. 첫째 아들의 책으로 둘러 쌓인 거실에 한 켠에 자리를 마련했다. 아기침대는 아파트 이웃분께 나눔을 받아 안방에 마련해두었다. 당근마켓을 통해 카시트도 나눔 받았다. 아내는 당장 필요한 기저귀를 비축해놓았고 예전에 받아두었던 손수건과 배냇저고리를 꺼내놓았다. 

 아내와 함께 앉아 잠시 첫째 아들이 갓난 아기일 때를 떠올려봤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단 둘이서 강원도 바닷가에서 아들을 키웠다. 초보 엄마아빠로서 기저귀도 갈고 분유도 주고 트림도 벌벌 떨며 시켰다. 밤에 칭얼거리면 번갈아 가며 일어났고 아기가 울면 후다닥 분유를 타고 조심조심 목욕을 시켰던 그때가 벌써 한참 전 처럼 느껴진다. 그때는 첫 육아라 정신없이 키웠는데 이제는 그 모든 과정을 아는 상태에서 둘째를 맞이하려니 오히려 걱정이 된다. 한 번 해봤으니 수월할 수도 있지만 그 힘든 과정을 잘 알기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집을 정리했다. 필요한 물건을 갖춰놓았다. 마음가짐도 다잡아 봤다. 그래도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둘째가 오더라도 첫째가 서운해하지 않게 힘을 내서 놀아줘야겠다. 일단 첫째의 크리스마스 선물부터 포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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