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세탁기가 없는 집 / 211212 Day 12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가보면 정말 화려하게 꾸며놨다. 거실은 튼튼해 보이는 쇼파와 커다란 티비가 벽에 달려있다. 주방에는 알록달록한 냉장고가 빌트인으로 설치되어 있고 식기세척기와 김치냉장고까지 숨어있다. 모노톤으로 꾸며진 욕실과 천정형 에어컨이 달린 방들이 깔끔히 정돈되어 있다. 이 시대에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파트를 구현해 놓았다. 

 10년 후 모델하우스를 방문해보면 어떻게 변해 있을까? 시대에 따라 아파트의 모습도 많이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예전 집들은 40평대에서나 화장실이 두 개였는데 지금은 20평대에도 화장실을 2개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20평대라면 당연히 큰 안방과 작은 방의 투룸 구조였다면 지금은 작더라도 방 3세개가 기본이다. 또 40,50평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국민평수라고 불리는 전용 84mm²가 주로 분양된다. 앞으로 아파트는 주방이 적어지고 그만큼 거실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재 일부 고급 아파트와 호텔형 아파트에서는 관리비에 조식, 중식이 포함된다고 한다. 언제든 깔끔한 식사를 할 수가 있고 가격도 그렇게 높지 않아서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1인, 2인 가구가 점점 늘어나서 집에서는 음식을 해먹지 않는 집들도 많다고 한다. 매번 메뉴를 고민하지 않아도 맛있는 식사가 제공된다면 정말 편하겠다. 식사 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청소나 빨래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도 있다고 한다. 주 1-2회 집안 청소를 해주고 전등이나 욕실에 문제를 관리해주고 소모품을 교체해주시고 한다. 빨래 주머니에 세탁물을 모아두면 정해진 날에 수거했다 집 앞까지 가져다 준다고 한다. 마치 장기투숙하는 호텔과 비슷하다. 화려한 호텔방도 사실 그렇게 넓어보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옷장과 주방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요즘은 물관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들도 곳곳에 존재한다. 겨울철이나 여름에만 사용하는 가전이나 자주 안 쓰는 짐들을 집 밖에 개인 창고에 보관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도 있다고 한다. 만약에 전용 84mm²에서 주방이 대폭 작아진다면, 세탁기과 짐들을 보관하는 다용도실이 사라진다면 그리고 두꺼운 겨울옷과 침구류를 보관할 붙박이장도 필요가 없어진다면 어떨까? 그것들이 모두 사라진 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 거실이 더 넓어질지 방이 하나 더 생길지 새로운 개념의 공간이 탄생할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변화가 가져올 변화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늘 깨끗한 침구가 마련되고 세탁까지 해주는 아파트. 식사까지 손에 물 안 묻히고 해결할 수 있는 아파트. 커다란 짐들도 편하게 집 밖에 보관할 수 있는 아파트. 그게 누구나 원하는 미래의 아파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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