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코로나의 터널 / 211205 Day 5

 긴 코로나 바이러스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30대인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다. 나에게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먼 나라에서 발생한 전쟁보다도 오히려 직접 겪다보니 더 크게 나가온다. 당장 집 밖으로 나갈 때 마스크가 없으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 개인의 자유 보다 백신접종을 강권하는 게 더 중요시 되는 사회 분위기,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고생하는 의료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수없이 많다.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에 기억에 남을 사건은 2002년 월드컵과 2009년 수능시험이었던 것 같다. 혈기왕성한 중학생 때 정말 매경기 가슴을 고동치게 만들었던 2002년 월드컵, 그리고 학생으로서의 모든 노력이 들어갔고 재수까지 한 뒤에 봤던 2009년 수능 역시 여전히 잊지 못할 추억이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 직장생활을 하며 맞이한 2020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정말 지겹게 함께하고 있다. 나중에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다시 골라본다면 이제는 2020년에 우리 삶을 뒤흔든 COVID 19가 1순위이다.

 처음에는 병원에 환자수가 살짝 줄은 게 체감이 되었다. 병원에서 예진을 보는 일을 할 때였다. 코로나가 처음 터지기 시작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다 보니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수도 꽤나 줄었다. 입구에서는 전직원이 돌아가며 내원객들 체온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밖에서는 마스크가 부족해서 마스크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꾸준히 해왔던 의료봉사활동과 대민지원업무도 모두 중단되었다. 보건소에서 일하던 아내 역시 코로나로 인해 업무가 과중해졌고 결국 허리통증으로 고생하기까지 했다. 부모님께서도 확진자와의 접촉 때문에 14일이나 자가격리를 하셨다. 직장 동료의 아내, 두 아들, 장모님까지 온 가족이 확진되어 직장 동료가 몸 고생과 마음 고생을 했던 일도 있었다.

 이 긴 코로나의 터널에서 언젠가는 나올 날이 반드시 있을거다. 이제 막 4살이 된 아들이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늘 써왔던 마스크를 언젠가는 벗을 수 있을거라 믿는다. 유튜브에서 마스크 없이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 무척이나 어색해보인다. 얼른 이 길고 축축하고 찝찝한 터널에서 얼른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리고 이 터널 속에서 고생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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